⚓ 심층적 내용
저 사례의 프로젝트를 공무원스럽게 이름 붙이면 어떨까요.
'전사 우선 과제 집중력 향상 프로젝트' 정도 될겁니다.
이 이름이 설레나요? 아니, 외워지기나 하나요? 일 잘 하는 비결중 하나가 이런 특별 프로젝트에 이름 잘 붙이는 겁니다.
내용이 중허지 이름이 뭣이 중헌디?
장난같다고요? 실제 해보면 효과가 큽니다.
1 직관적 장점은 간결해서 부르기 좋다는 점이죠.
"전사 우선 과제 집중력 향상 프로젝트" 오늘 어디서해요? 이렇게 말할 사람 거의 없죠. 전무님 회의 어디서 해요? 또는 집중력 회의 어디서 해요? 이럴 수 밖에 없습니다. 일단 부르기가 힘들면 머릿속에서도 흐리멍텅해질뿐더러 각각 알아서 쉽게 부르면 프로젝트의 정신은 딴데로 가기 쉽습니다. TFT는 특히 그렇습니다. 다른 할일도 많기 때문이죠
2 이름 짓는 진짜 장점은 생생함이 오래간다는 겁니다
이름 지을 때의 목적과 감정이 단어로 잡혀 담기므로 킥오프 당시의 으쌰으쌰한 느낌이 상당히 오래갑니다. 최소한 다시 상기하기가 쉽죠. 종종, 처음엔 모두 동의했지만, 몇주 지나니 위기감은 둔감해지고 그냥 루틴처럼 느껴지기 쉽습니다. 그럼에도 그릴스에서 베어그릴스를 떠올리면, 아 아직 우린 늪에서 못벗어났구나. 벌레라도 잡아먹고 살아남아야 겠구나. 태초의 목적이 금방 되살려집니다
3 또 숨겨진 장점이 있습니다. 처음 이름 정하는 논의 자체의 효익이죠. 이 이름 어때, 저 이름 어때, 이야기하면서 팀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효과는 덤입니다. 거론된 이름 중 어느 게 더 프로젝트 정신을 담는지 견주는 과정에서 프로젝트에 대한 컨센서스, 팀원의 눈높이 맞춤이 이뤄집니다. 의외로 8~9인 회의를 마치고 나오면 프로젝트의 핵심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한둘 있는 경우가 있어요. 지엽적인건 이해했지만 핵심 목표나 핵심 중간 성과 등을 다르게 알고 있는 경우 같이요. 하지만 이름 지으면서 펫 네임과 프로젝트 목표와 양상을 이리저리 견주어 보면서 더 온전히 goal을 되새기는 기회가 됩니다.
4 이건 장점인지 그냥 특징인지 모르겠지만 제 경험에 국한된 이야기입니다. 펫네임을 들고 있으면 팀원의 소속감이 조금 더 생기는 걸 느낍니다. 조직 내에서 거의 대부분 '그릴스가 무슨 뜻이에요?' 궁금해합니다. 팀원들이 뜻을 설명해주면서 내심 뿌듯해 하는 느낌을 받았지만 제 눈에만 그렇게 보였을수도 있습니다. ^^
📌결론
모호함을 견뎌야 하는 복잡한 문제라면 꼭 프로젝트 이름을 붙여보도록 하세요. 그 약간의 수고가 은근한 연대와 버팀목이 되는 걸 경험해보셨으면 해요. 특히 TFT같이 비정규 조직인 경우는 이게 더 중요하다는 점도 기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