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3] 심층을 먼저 이야기해보죠. 알겠지만 개발자는 은근 한계 효용이 있어요. 흔히 말하듯 '40 넘으면 밤도 못새고 타자도 느려 뒤쳐져진다는' 농담 속에 일말의 진실은 있죠. 물론 대기업 같은데서는 기술 고문 같이 순수 기술직으로 남는 경우도 있으니 정말 이게 성향이면 이길을 추구해도 좋아요. 하지만 통상적으로 규모가 글로벌급 기업 아니면 기술직으로만 남기는 쉽지 않아요. 엔지니어만 100명 넘는 조직에서 한 둘 정도가 그런 역할을 가질 수 있으니까요. 그때도 완전 깊이 하는것과 좀 더 넓게 보는 것은 또 좀 달라요. 넓게 보고 전체를 조감하는 아키텍으로 가면 그나마 기술 베이스로 있으면서 많은 부가가치를 낼 수 있죠. 대신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알고리듬을 통합하는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아야한다는 점, 그리고 결국 1] 2]의 일부 스킬셋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알아야해요. 반대로 조직이 작다면 그런 기회는 힘드니 조직을 크게 만들든지, 더 큰 물에가서 경쟁해서 그 자리를 따든지에요.
다음..
2]와 3]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결국 피플 스킬(people skill)이 포함돼요. 개발자들이 대개 싫어하는거죠. 답이 딱 떨어지지 않는 대화를 하는게 비효율적인것 같고, 상호작용의 결과가 어찌 나올지 상상이 안되는 비선형적이며 복잡계 같은 상황도 마음에 안들고.
하지만 제가 말한 1,2,3 중 3이란 길이 실제로는 어렵다고 보면 결국 1 2에서 답을 찾아야 할 거란 점을 상상해봐야 해요. 최악은, 전혀 준비 안된 상태에서 조직의 요청에 의지만 가지고 예스라고 답할 때에요. 그렇게 해서 실패한 우수한 사람들을 너무 많이 봤기 때문이죠.
그래서 지금부터 피플 스킬을 연마해라? 그런 말을 하는건 아니에요.
다만 엔지니어로 정점을 향해 달려가는 지금,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뭐가 맞을지 뭘 해야할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란거에요. 주말마다 한시간 정도 짬 내서 바깥 공기 쐬며 멍때려도 되고, 퇴근길에 좀 오래 걸어도 좋아요.
이때 생각할 부분은 이거죠. 1,2,3을 고려해서, 내가 얼마만큼 피플 스킬을 익혀볼 깜냥인지가 첫째에요. 이런걸 재미있어 하고 도전적이지만 즐겁고 보람차면 고객쪽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죠. Project manager, program manager, prodct owner, tech sales 등으로 순수 개발과 고객 사이에도 믹스가 스펙트럼처럼 다양한 중간 단계가 있어요. 상황이 허락하면 내게 맞는 세팅만큼, 마음 편한만큼만 전방으로 갈 수도 있어요
아무리봐도 고객쪽은 좀 불편하다 하면, 개발 팀의 리더로 성장하는것도 방법이에요. 일단 CTO를 중기 목표로 놓고 팀 리드나 챕터 리드, 테크 리드 등의 역할을 할수 있어요. 이때 중요한건 그냥 짬 차서 리딩하는 정도로 그치면 안된다는 점이에요. 소규모와 단순한 업무때는 가능하지만 규모가 커지고 복잡도가 늘어나면 리더로서의 능력은 바로 한계에 부딪히고 당신, 팀원, 당신 상사, 회사 모두 실망하게 됩니다. 핵심은 피플 시킬 기반의 리더십을 스스로 테스트 해보고 개발하는 단계로 인식하는 겁니다. 필요한 공부가 있다면, 아주 간단한 리더십 교재 또는 리더의 원칙을 찾아볼 수 있는것도 많아요. 실제로 일하면서 구현해보면서 당신의 리더십을 개발하고 나랑 핏(fit)이 맞는지 확인하며 전진하는게 중요합니다.
📌결론
개발자건 회계팀이건 전문성을 기반으로 적은 소통으로 커리어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일을 잘할수록 승진이나 역할이 확대됩니다. 그런데 그때 성향 상 또는 직무스킬 상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 되어 난관에 부딪히기 쉽죠. 그래서 미리 자기의 장단점을 살펴보는건 중요합니다. 즉 자기사용설명서를 가져야 하고, 몇 년에 한번은 이 사용설명서를 꼭 업데이트 해야합니다. 그러면 대비도 미리할수 있고 뜻하지 않은 선택의 기로에서 판단하기도 수월합니다. 만일 준비가 없다면, 자연스러운 승진과 역할 확대 이후는 바로 절벽이 기다리고 있을수도 있으니까요.
최근 두명의 인력과 면담한 이야기를 짜깁기 했지만 이 과정에서 좌절 또는 혼란을 겪고 있는 젊은 재능들 제법 된다는 점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이야기를 한번 나눠봤어요. 누군가에겐 도움이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